2024. 4. 11.ㆍTech
안녕하세요 케이뱅크 데이터서비스팀에서 AI/ML 업무를 하고 있는 임태훈입니다. 오늘은 지식을 저장하고 소비하는 방법론 대해서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지식을 저장하고 소비하는 방법론에 이야기하면서 잘 정리된 메모는 나만을 위한 두 번째 뇌이며, 또 하나의 개인적인 AI라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현대사회에서는 트위터, 유튜브, 커뮤니티 등의 다양한 플랫폼등을 통해서 정말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업무를 보고 있는 곳에서는 최근 LLM, 생성형 AI 분야에서 새로운 정보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들은 이러한 정보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계신가요? 정리가 되지 않은 정보들은 우리의 뇌 한구석이나 정보매체의 한 구석에서 쌓여만 가다가 그 의미가 퇴색되게 됩니다.
단순히 정보를 모으기 보다는, 얻게 된 정보를 재가공하고 우리 것으로 만들어 흡수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보를 잘 재가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들을 해체하고 조립하여 그것을 토대로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아래 본글에서부터는 정보들을 잘 해체하고, 조립하고, 정리하는 방법론 및 전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예상 독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 정보를 잘 정리하고 재가공하여 정보를 잘 활용하고 싶은 분
-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을 잘 정리하여 스스로의 것으로 만들고 싶으신 분
- 기존의 정리하는 방법들을 어떻게 하면 개선해야 할지 고민하고 계신 분
- 새로운 정리 방법론을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적용해보고 싶은 분
목차
- 노트 App의 변천사
- 지식 정리 방법론
- CODE와 PARA
- 제텔카스텐
- 3세대 노트 App의 탄생 (옵시디언, Obsidian)
- 마무리
노트 App의 변천사
초기의 노트는 단순히 종이에 작성하던 노트들이었습니다. 이후에 전자기기가 나타나고 word 등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이 나타나면서 전자기기에 노트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자신의 메모와 노트를 작성하는데 목적을 둔 애플리케이션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1세대 노트앱 : 에버노트
2008년에 노트앱의 상용화 제품인 에버노트가 첫 출시되었습니다. 1세대의 특징은 대부분의 사용자가 익숙한 인터페이스이고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언제든지 메모를 꺼내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알리미 기능을 통해 간단한 일정관리와 할 일 목록관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출시 당시 지원하는 플랫폼이 많고 기기 호환성이 뛰어나 많은 유저가 사용했습니다.
2세대 노트앱 : 노션
2016년에 등장했습니다. 깔끔한 일러스트와 디자인, 블록 단위의 다양한 옵션의 글쓰기와 강력한 협업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블록단위 모듈화를 통해 페이지마다 개인의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노션은 현재까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메모앱이며 강력한 협업툴로써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에버노트와 노션은 각 시기 많은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사용하던 잘 정리된 노트 애플리케이션입니다. 그런데 제공된 플랫폼 안에서 어떤 내용을 어떻게 채워 넣을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노트를 작성할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고민합니다.
어떻게 하면 노트를 잘 정리할 수 있을까요? 다음 단락에서는 지식을 정리하고 작성하는 방법론인 (1) CODE와 PARA (2) 제텔카스텐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방법론
CODE 와 PARA
CODE 방법론과 PARA 방법론은 티아고 포르테(Tiago Forte)라는 사람을 통해 전파되게 되었습니다. 그는 생산성 전문가로서 그의 5주짜리 온라인 코스인 Building a Second Brain (BASB)는 해외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의 강의를 모두 직접 들을 순 없겠지만, 그가 출판한 책(Building a Second Brain)을 통해서 방법론을 배워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그 대표적인 내용인 CODE와 PARA 방법론입니다.
CODE 방법론은 각각의 철자로 이루어진 4단계로 이루어집니다. 간단히 C부터 O, D, E에 이르는 단계로 생산물을 만들어가라는 것입니다. 임시로 그때 생각나는 아이디어 혹은 정보들을 수집하고 차근차근 단계화하며 정리해 나가는 단계입니다.
CODE | ||
C | Capture | 수집, 나에게 필요한 자료를 수집(임시) |
O | Organize | 정리, 구조화하여 정리 |
D | Distill | 추출, 핵심을 찾아 중요한 내용을 뽑아내기 |
E | Express | 표현, 작업한 결과물들을 현실화 |
그는 생각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확장시키는 과정으로, 추출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통합, 융합하는 과정으로 정리하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PARA 방법론은 CODE에서 O에 해당하는 단계의 구조화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제시입니다. 노트의 구조화를 심리학, 경제학, 회사업무, 개인생활과 같이 카테고리가 아닌 실행력에 의해서 구분하라고 합니다. 급하고 중요성 있는 업무들은 Project에 두고 정리해 나가며, 당장은 아니지만 인간관계, 개인 프로젝트, 연간목표와 같이 꾸준히 실행하며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은 Area에 둡니다. 언젠가 쓸 수 있는 관심이 있는 자료들에 대해서는 Resource라는 영역에 둡니다. 필요가 없어지거나 중요성이 낮아진 자료들은 언제든지 Archive에 저장합니다.
그는 구조화된 정리를 냉장고 혹은 주방에 비유합니다. 필요에 의해서 자료들을 자유롭게 옮기며 중요성과 급한 순서에 따라 자료를 저장하라고 합니다. 언제든지 Project에서 Archive로, Reource에서 Project로 그 필요성에 따라 폴더를 옮겨가며 정리할 필요성을 언급합니다.
PARA | ||
P | Project | 프로젝트,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하는 목표 |
A | Area of Responsibility | 책임, 당장은 아니지만 꾸준히 실행 |
R | Resource | 자원, 프로젝트와 책임에 밑바탕이 되는 자료 |
A | Archive | 아카이브, 이전 자료들 혹은 이제 필요없는 것 |
또한 CODE와 PARA 이 두 가지 방법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통합되어서 설명이 되고 있습니다. CODE는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발상을 하기 위한 것으로,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해 생각을 확장하고 추후 통합해 나가는 과정이며, PARA는 구조화된 정리에 맞춰서 프로젝트를 최적화하고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이 두 가지 개념을 합쳐서 하나의 지식 보관소를 만들어보면 아래와 같은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해당 방식을 통해서 정리하던 폴더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정리하고 나서 주제단위로 정리하던 것보다 정리의 질이 올라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당 방식은 꼭 정리 폴더뿐만이 아니라도 데스크탑의 폴더관리, 클라우드 저장소의 공간관리에도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제텔카스텐(ZettelKasten)
제텔카스텐은 독일의 사회학 교수였던 니콜라스 루만이 사용한 노트 기록 시스템입니다. 니콜라스 루만은 하루에 약 6개 정도의 메모를 실천했고 이는 30년 후 9만 개의 노트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메모들을 활용하고 조합하여 400여 편의 논문, 70권 이상의 저서 등 다량의 연구와 집필을 했고, 심지어 사후 그의 드래프트 원고를 통해 6권의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광범위한 지식을 통해 그는 심리학, 교육학, 정치학 등 다양한 분야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니콜라스 루만은 이 방대한 생산성을 제텔카스텐(Zettelkasten) 메모법의 덕분이라 이야기합니다. 그는 제텔카스텐을 자신과 대화하는 연구동료이자 두 번째 뇌라고 말했습니다.
제텔카스텐은, 원자 단위의 메모(정보)를 연결해서, 기억을 강화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입니다.
제텔카스텐은, 메모로 이루어진 AI 라는 평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텔카스텐은, 방법론입니다. 따라서 아래 중요한 내용들에 기반해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방법대로 커스터마이징 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중요한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원자성 : 하나의 노트에는 하나의 아이디어
- 노트를 열었을 때 직관적으로 하나의 아이디어만을 정리한다.
- 연결성 : 노트 간의 연결을 만들기
- 노트(지식) 간에 연결을 만들어 기존에 알지 못했던 연관성을 발견한다.
- 연결을 통해 나만의 지식 맥락을 저장하고, 개념을 재정의 한다.
- 재가공 : 지속적인 재검토
- 지속적으로 기존 작성한 메모와 연결을 확인한다.
- 기존 메모들을 재가공하고 확장한다.
- 쳐내고 메꾸면서 개념은 명확해지고, 단순해지고 강력해진다.
제3세대 노트 App의 탄생 (옵시디언, Obsidian)
obsidian은 제텔카스텐과 세컨드브레인(CODE & PARA) 라는 컨셉을 구현화하기 위해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입니다. 개발자 친화적인 면이 있어 러닝커브가 있지만, 조금만 학습을 통해 배우면 누구든지 커스터마이징 해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3세대 노트앱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플러그인과 커뮤니티를 통한 방대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옵시디언의 특징을 나열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우선 무료이기 때문에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또한 로컬환경 기반이기 때문에 로딩속도에 문제가 없고, 매우 빠릅니다. 또한 확장성이 뛰어납니다. 옵시디언의 개념과 코어 기능을 유지한 채로 노트의 모습과 자동화 기능을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습니다.
특징
- 무료, 다양한 플러그인과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모두 무료.
- 환경, 로컬환경에 마크다운 노트를 저장한다. 내가 생산해 낸 노트가 나의 소유.
- 수많은 서드파티 플러그인, 약 1500여 개가 넘는 유저가 개발한 플러그인 존재.
-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 css와 커뮤니티 플러그인을 통해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
옵시디언의 코어 기능은 아래와 같습니다. Links는 노트들 간의 연결성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Graph는 연결된 노트들을 시각화해서 보여줍니다. 특정 노트, tag, 폴더만을 선택해 그래프를 보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Canvas는 Graph와 마찬가지로 시각화 도구이지만 목적은 다릅니다. 하나의 칠판이라고 생각하고 자유자재로 노트와 자원들을 연결하고 나열하며 생각의 확장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Plugin 은 옵시디언의 확장성을 담당하는 코어 기능입니다.
코어 기능
- Links : 노트와 노트 간에 연결을 만들어준다.
- Graph : 연결된 노트들을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 Canvas : 노트 정리를 위한 시각화 도구
- Plugins : 커뮤니티에서 생성된 플러그인을 자유롭게 사용
아래는 메모가 누적되어 여러 지식들 간에 연결을 보여주는 Graph 뷰입니다. 지식들 간에 새로운 연결을 통해 생각의 확장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로컬에 저장된다는 장점은 검색의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과 연결되어, 방대한 자료들을 검색하고 연결하며 생각을 확장하는 과정을 막힘없이 도와주게 됩니다.
노션과의 비교
많은 사람들은 노션과 Opsidian을 비교합니다.노션은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쉽고, 사용성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운영사에서 많은 기능을 지원해 주며 지속적으로 좋은 기능을 업데이트해 주기 때문에 분명 많은 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옵시디언은 노션은 생태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에서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용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노션은 협업기능을 위한 것으로, 옵시디언은 개인 지식 관리를 위한 것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옵시디언은 상대적으로 러닝커브가 존재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수많은 플러그인과 css를 통해 본인이 직접 입맛에 맞게 모든 것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습니다.
옵시디언 | 노션 | |
비용 | 무료 (클라우드 기능 과금) |
무료 (사용방식에 따른 과금) |
속도 | 빠름 | 느림 |
확장성 | 다양한 커뮤니티 플러그인 | 다양한 확장기능 |
저장공간 | 개인 로컬 환경 | 자체 클라우드 |
환경 | 오프라인 | 온라인 |
사용성 | 상대적 높음 (러닝커브) | 상대적 낮음 |
용도 | 개인 지식 관리 | 실시간 협업 |
실사용 예시(Opsidian & 제텔카스텐)
아래는 실사용 예시를 옵시디언을 통해 그래프화 한 것입니다. 옵시디언을 통해 나름의 가상 제텔카스텐을 한번 구성해 보았습니다. 노트들의 연결이 많아질수록 생각의 확장이 이루어지겠지만, 너무나 많은 노트들을 모두 한 번에 확인할 수는 없기에 옵시디언은 자체 기능을 통해 아래와 같이 특정 그룹, 조건 간의 연결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꾸미는 것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통해 시각화를 더 아름답게, 본인의 취향에 맞게 꾸밀 수도 있습니다.
아래 그룹은 각각 세 가지 그룹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LLM, 생성형 AI에 대한 개념과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빨간색 그룹. (2) 뉴스데이터에 대한 활용방안과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그룹. (3) AI 상담사에 대한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그룹입니다. 각각의 그룹은 서로 다른 시간순서와 중요도에 맞춰서 작성되었습니다.
제텔카스텐은 해당 그룹간의 연결을 언제든지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연결은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습니다. 제텔카스텐과 옵시디언이 자동으로 링크를 만들고 정리해주지는 않지만 내용들을 정리하며 연결을 하다보면 생각하지 못한 내용들에 대한 직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놓칠 수 있는 것들은 특정 이슈를 체크할때 연결을 확인해보며 다시금 되새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의 확장과 기억 방식은 마치 나만을 위한 두번째 뇌처럼 작동하게 됩니다.
마무리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끝없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만의 지식 저장소를 구축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에버노트에서 노션 그리고 옵시디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구와 방법론이 우리에게 제공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지식을 보다 체계적으로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CODE와 PARA 방법론, 그리고 제텔카스텐 시스템은 우리에게 지식을 구조화하고, 재가공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오늘 여러분과 공유한 내용들은 단순한 정보의 저장이 아닌,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지혜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입니다. 정보를 단순히 수집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스스로가 정보를 처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는 능력은 미래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두 번째 뇌'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세상과 더욱 풍부하게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지식 관리는 끊임없는 실험과 학습의 과정입니다. 오늘 소개한 방법론이나 도구가 모든 이에게 완벽한 해답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입니다. 저를 비롯하여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의 지식 관리 여정이 어떤 도구나 방법론에 의해 제한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참고
- 포르테, 티아고(2023). 세컨드 브레인 만들기. 쌤엔파커스
- 제레미 강(2023). 제텔카스텐. 인간화극
- 옵시디언 국내 사용자모임. https://cafe.naver.com/obsidian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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