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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W 2026 참관기

은행의 눈으로 본 블록체인

은행의 눈으로 본 블록체인 — KBW 2026 참관기
이승규
이승규 디지털자산TF
케이뱅크에서 이용하시는 디지털자산 서비스에서도 기존 은행의 신뢰를 이어가겠습니다.

요즘 뉴스에서 ‘블록체인’이나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단어, 자주 보셨죠? 몇 년 전만 해도 코인 투자자들 사이의 이야기였는데, 이제는 은행과 정부, 국회가 함께 다루는 주제가 됐어요. 이런 디지털자산에 관한 흐름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행사는 바로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인데요! 지난 9월 말 저도 다녀왔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올해 KBW는 ‘크립토 행사’라기보다 ‘금융 행사’에 더 가까웠어요. 은행의 시각으로 바라 본 KBW가 어떤 행사인지, 그리고 그 동안 디지털자산 관련 케이뱅크가 걸어온 길까지 함께 담아 정리해 보겠습니다.

KBW, 어떤 행사일까요?

올해로 어느새 9회째인 KBW(Korea Blockchain Week)는 팩트블록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블록체인 컨퍼런스입니다.

블록체인 관련 행사는 Web3 기업들이 많이 참석하기 때문에 보통 복장이 자유로운 편인데요. 이번 행사는 예년보다 정장 차림이 많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렸고, 정해진 드레스코드랄게 없었는데도 연사뿐 아니라 참석자 중에도 정장을 입은 분들이 꽤 많았어요. 재미있게도, 올해 KBW가 ‘금융 행사’에 가까웠다는 걸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2026년, 금융권은 왜 KBW에 주목했을까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디지털자산이 ‘투자 대상’에서 ‘금융 인프라’로 넘어오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행사 내 다양한 세션에 참여하며 얻은 인사이트를 세 가지로 정리해 봤습니다.

  • 행사가 기관 중심으로 변경 — 전체 연사 290명 가운데 115명(39.7%)이 금융·정책·투자 분야 관계자였습니다. 올해 새로 생긴 기관 파트너에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교보생명, 현대카드 등 증권·보험·카드 업권이 고루 이름을 올렸어요.
  • 국내 제도화가 코앞 —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들이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하반기 입법 과제로 올라와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정책과 법안, 그리고 금융 현장에서의 활용을 다루는 세션이 많았어요.
  • 논의의 방향이 실질적인 ‘활용’으로 이동 — 리플의 모니카 롱 사장은 앞으로 5년 안에 토큰화된 실물자산을 24시간 거래하고 담보로 쓰는 일이 늘어날 거라고 내다봤어요. SBI그룹은 토큰화를 실증에서 실제 도입으로 넓힌 경험을 나눴고, 전시장에서는 NHN KCP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부터 가맹점 정산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직접 시연했습니다.

이제 화두는 “블록체인에는 어떤 기술들이 있는가?”가 아니라 “금융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로 바뀌었습니다. 저희가 매일 붙잡고 있는 고민이기도 해요. 법이 어떻게 제정되든, 은행은 지금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아 고객에게 전해야 하니까요.

케이뱅크도 무대에 섰어요!

KBW 기간에는 메인 컨퍼런스 외에도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함께 열리는데요. 올해 케이뱅크는 그중 금융기관과 기관 투자자가 모이는 두 행사에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디지털자산TF를 맡고 있는 최재혁님이 직접 무대에 올라, 케이뱅크가 준비해 온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 이야기를 전했어요.

① 브릿지 서울 2026 — 은행에 ‘게이트웨이’ 역할이 더해진다

  • 일정 — 10월 1일(목), 서울 글래드 호텔 여의도
  • 주최 — 웨이브릿지 (기관02 대상 초청제 컨퍼런스)
  • 세션 — ‘Session 2 · Payments & Settlement’ —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정산
  • 패널 — 케이뱅크·BC카드·카카오뱅크 (진행: 웨이브릿지 부대표)
브릿지 서울 2026 패널 토론 현장
브릿지 서울 2026 ‘Session 2 · Payments & Settlement’ 패널 토론 현장

브릿지 서울은 금융기관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초청제 컨퍼런스예요. 최재혁 님이 참여한 패널 대담에서는 카드사와 인터넷은행이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은행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질지를 이야기했어요.

최재혁 님은 앞으로 은행에 ‘게이트웨이’ 역할이 더해질 것이라고 봤어요. 많은 사람들이 스테이블코인이 은행에 있어서는 예금 유출의 원인이 되어 위험할 거라고 이야기했지만, 대응이 빠른 인터넷은행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죠. 다만 해외송금을 실제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금세탁방지(AML) 같은 컴플라이언스를 가장 먼저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1년 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쓰일 결제 수단’을 묻는 마지막 질문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다른 두 패널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꼽은 가운데, 최재혁 님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골랐거든요.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대를 준비하는 케이뱅크의 방향이 그대로 담긴 답이었습니다.

② XRP 서울 2026 — 해외송금이 5분 안에 끝나는 시대

  • 일정 — 10월 3일(토), 서울 그랜드 하얏트 그랜드볼룸
  • 주최 — XRPL 코리아 (타이틀 스폰서 리플), 참석자 5,000여 명
  • 세션 — ‘해외송금부터 예금토큰까지’ 패널 토론
  • 패널 — 케이뱅크·교보증권·우리은행·전북은행 (진행: 리플 아시아·태평양 세일즈 디렉터)
XRP 서울 2026 현장
5,000여 명이 모인 XRP 서울 2026 현장

아시아 최대 규모의 XRP 컨퍼런스답게 리플 경영진과 글로벌 디지털자산 기업, 국내 금융권이 한자리에 모였어요. 최재혁 님은 “국내 송금은 금융결제망을 통해 저렴하고 빠르게 이뤄지지만, 해외송금은 여전히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를 디지털자산으로 풀 수 있을지 태국과 홍콩 등 여러 지역에서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어요.

실증 결과도 함께 공유했는데요. “테스트를 해보니 해외송금이 5분도 걸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며,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면 해외송금이 마치 국내 송금처럼 편리해질 수 있는 만큼, 앞으로 1~3년 사이 이 분야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어요.

해외송금 PoC 경험을 공유하는 케이뱅크
해외송금 PoC 경험을 공유하는 케이뱅크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상용화를 위해서는 규제뿐 아니라 사고가 났을 때의 책임 구조와 24시간 운영체계가 뒷받침돼야 하고, 은행이 직접 지갑과 수탁 인프라를 갖추려면 고객이 개인키를 잃어버렸을 때 어떻게 복구할지 같은 ‘키 관리’ 체계가 핵심이라고 짚었습니다. 아래에서 이야기할 은행 개발자의 고민과도 정확히 맞닿아 있는 부분이에요.

리플 사장은 왜 케이뱅크를 찾았을까?

KBW 기간에 방한한 리플의 모니카 롱 사장은 케이뱅크를 직접 방문해 최우형 은행장과 만났어요. 두 사람은 디지털자산 분야의 협력 방향을 함께 논의하며 양사의 파트너십을 한층 공고히 했습니다.

케이뱅크를 방문한 모니카 롱 리플 사장과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
케이뱅크를 방문한 모니카 롱 리플 사장(왼쪽)과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

케이뱅크와 리플은 올해 4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고, 이후 리플의 ‘팰리세이드(Palisade)’ 지갑을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 2차 PoC를 진행하고 있어요. 글로벌 블록체인 결제 기업의 경영진이 직접 은행을 찾아 협력을 이야기했다는 건, 그만큼 케이뱅크의 디지털자산 행보가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뱅킹서비스 개발자로서 느낀 점을 정리해보면…

최재혁 님이 무대에서 짚은 과제들은 개발자 출신인 저에게도 낯설지 않았어요. ‘어떻게 활용할까?’라는 고민을 실제 시스템으로 구현하다 보면, 행사 세션에서 이야기했던 장점만큼이나 풀어야 할 숙제도 많이 보이거든요. 먼저 은행 시스템과 블록체인이 어떻게 다른지를 짚어보는 것에서 출발해야겠죠.

은행 시스템 vs 블록체인
  • 시간 — 케이뱅크는 ‘잠시후이체’ 서비스로 이체가 끊기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지만, 보통의 은행은 자정 전후나 점검 시간에는 이체를 이용할 수 없어요. 반면 블록체인은 체인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한 24시간 365일 언제든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열린 원장 — 은행 거래는 은행 내부에서만 볼 수 있는 원장에 기록되지만, 블록체인 거래는 참여자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체인 위에 기록돼요. 그래서 내부 원장과 계속 맞춰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반대로 다른 기관과 거래할 때는 결과가 체인에 고스란히 남아 따로 확인을 주고받을 필요가 없어요.
  • 되돌리기 — 은행은 잘못된 거래를 취소하거나 정정할 수 있지만, 블록체인 거래는 한 번 블록에 기록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도로 운영 중인 착오송금 반환 같은 절차를 블록체인 위에서는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이 필요해요.
  • 보안 — 계좌와 인증서 중심이던 체계에, 지갑의 개인키를 어떻게 안전하게 보관하고 쓸지(MPC·HSM)라는 새로운 숙제가 더해집니다. XRP 서울 패널에서도 이야기가 나왔듯, 키를 잃어버린 고객을 위한 복구 체계까지 함께 설계해야 해요.
  • 규제 대응 — 은행 계좌는 개설할 때부터 실명이 확인된 주인이 있지만, 지갑 주소는 누구나 만들 수 있어서 주소만으로는 주인을 알 수 없어요. 그래서 돈을 보내고 받을 때마다 상대 지갑이 누구의 것인지 확인하고, 트래블룰에 따라 송·수신인 정보를 주고받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또한 블록체인은 모두가 함께 보는 공유 원장이라 상대 지갑의 과거 거래 이력까지 확인할 수 있어요.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아진 만큼 은행이 확인해야 할 범위도 넓어지고, 위험한 주소를 몇 단계 거쳐 들어온 자금까지 어디서 선을 그을지 판단 기준을 세우는 일이 오히려 더 어려워집니다.
  • 네트워크 — 망분리와 통제된 대외 연동이 기본인 환경에서, 블록체인 노드와 어떻게 안전하게 연결할지도 고민거리입니다.

결국 “금융권에서 블록체인을 도입한다”는 말은 실제로는 두 시스템 간의 간극을 메우는 연결 고리를 만든다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체인에서 일어난 일을 내부 원장과 연동하고, 고객이 두 세계의 경계를 느끼지 못하도록 블록체인과 은행 내부를 매끄럽게 이어야 하죠. 화려한 세션 뒤에 가려진 진짜 일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느꼈어요.

동시에 이 지점이 은행의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원장 정합성, 대사, 장애 대응, 감사 추적은 은행이 수십 년 동안 가장 잘해 온 일이거든요. 크립토 기업들이 아직 어려워하는 부분을 은행은 이미 갖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케이뱅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케이뱅크가 이 기회를 가장 먼저 살리려는 곳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이에요. 지금의 법정화폐(Fiat) 송금은 여러 중개 기관을 거치면서 수수료가 쌓이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위에서 곧바로 전달되기 때문에 이 중간 단계를 크게 줄여 더 빠르고 저렴하게 해외로 돈을 보낼 수 있습니다.

사실 케이뱅크는 하루이틀 디지털자산을 고민한 건 아닙니다. 2020년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으면서, 케이뱅크는 디지털자산 시장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경험해 왔어요. 수많은 고객의 원화 입출금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쌓은 경험은, 디지털자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은행이 어떤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2022년에는 사내 블록체인 TF를 꾸려 관련 서비스를 일찌감치 검토하기도 했고요. 덕분에 케이뱅크는 국내 금융권에서 한발 앞서 디지털자산을 이해하고,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준비할 수 있었어요. 인터넷은행이기에 더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케이뱅크의 준비
  • 자체 FX 아키텍처와 특허 —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서로 다른 통화를 바꾸는 환전(FX) 구간이에요. 케이뱅크는 이 구간을 외부에만 맡기지 않고 자체 FX 아키텍처를 설계해 구현했고, 관련 특허도 출원했습니다. 통화마다 딜링룸이나 복잡한 환거래 은행 관계를 갖추지 않아도 통화 전환을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FX 인프라’를 지향하고 있어요.
  •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모델 — 이 모델은 해외 금융기관들의 관심으로 이어져, 지금은 태국·UAE·홍콩·유럽 등 여러 나라의 파트너와 협력하며 PoC를 진행하고 있어요.
  • 글로벌 파트너십 — 리플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한·유럽 은행권이 함께하는 ‘판게아’ 프로젝트 참여까지, 해외 파트너와 함께 송금망을 넓혀 가고 있습니다.

2025년 7월, 케이뱅크는 디지털자산 TF를 꾸리면서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의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어요. 그 여정을 순서대로 정리해 볼게요.

한·일 검증에서 시작해 UAE·태국·유럽으로 넓어진 스테이블코인 송금망

대외 협력·검증 내부 준비
2025
7월 디지털자산 TF 신설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
9월 한·일 스테이블코인 송금 1단계 검증 완료
팍스 프로젝트에서 한국·일본 은행 시스템 연동 검증
2026
1월 UAE 체인저·BPMG 3자 업무협약
원화 ↔ 스테이블코인 → 디르함으로 이어지는 송금 구조 검증
2월 스테이블코인 전용 지갑 상표 출원
‘Kbank Wallet’ 등 지갑 관련 상표 13개
2월 태국 카시콘뱅크·BPMG·오빅스 4자 업무협약
태국인 근로자 송금부터 즉시·저비용 해외송금 공동 개발
3월 원화 스테이블코인 직접 발행 계획 공개
IPO 기자간담회에서 은행 컨소시엄 주도 참여 계획 발표
3월 다자송금망을 위한 국가별 협력기관 확대
송금망 설계와 관련 특허 준비
4월 리플 전략적 파트너십
2차 PoC에 리플 ‘팰리세이드’ 지갑 활용
6월 한·EU ‘판게아’ 프로젝트 참여
원화와 유로 스테이블코인을 잇는 한·유럽 은행권 공동 프로젝트
7월 람다256·케이에스넷 오프램프 기술검증 착수
받은 스테이블코인을 원화로 바꿔 쓰는 구간 검증

한·일 검증에서 시작한 연결은 UAE와 태국, 유럽으로 넓어졌고, 앞으로도 다자송금망을 위해 국가별 협력기관을 꾸준히 넓혀 갈 계획이에요. 이번 KBW 주간에 두 무대에서 케이뱅크의 송금 모델을 소개하고 리플 경영진과 협력을 다진 시간은, 그동안의 준비가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걸 확인한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저희의 고민이 고객이 직접 체감하는 더 빠르고 저렴한 해외송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겠습니다. 앞으로 케이뱅크가 글로벌 뱅킹으로 나아가는 여정도 함께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