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장고
대출서비스팀 / 어제보다 조금 멀리 온 사람
여러분 저 했어요… 삼성전자를 6만 원에 매도했어요…
2025년 7월 11일, 무더운 여름의 초입. 저는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았습니다‼. 그때 가격은 6만 원. 당시 증시는 ‘밸류 업’이라는 단어에 취해 있었고, 삼성전자는 2분기 ‘어닝쇼크’를 발표했습니다. ‘삼성전자 빼고 다 오른다’라는 말이 떠돌던 시기였죠💬.
다수의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누가 100%를 벌었다’, ‘어디 증권주가 좋다’ 등의 말이 오가며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기사 하나로 불안과 FOMO(Fear Of Missing Out)에 휩싸인 저는 결국 조용히 매도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 후로 7개월이 지난 2026년 2월, 삼성전자의 가격을 잠시 살펴볼까요👁🗨?
이 글의 초고를 작성하고 있을 때만 해도 약 18만 원이었는데, 퇴고 후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이 되자 20만 원을 넘겼네요. 몇 배가 뛰어오른 건지 굳이 계산하지 않겠습니다. 제 계좌가 너무나 슬퍼할 테니까요(크흡)😭😭😭.
두려움은 생각보다 논리적이지 않다
주식을 하는 분들이라면 대다수가 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 그때 그거 팔지 말걸. 지금까지 갖고 있었으면 몇 배는 버는 건데….😫
이렇게 한탄과 후회가 섞인 말을 하다 보면 다음에는 이런 다짐을 하게 되죠.
다음에는 꼭 몰빵해야지! 다음에는 꼭 존버해야지!😑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할 당시의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실적이 안 좋다고? 그럼 더 빠지기 전에 그냥 팔아야겠다😨.
그때는 논리적으로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그저 마음이 편해지고 싶어서 한 선택이었어요. 하물며 머리 좋은 석박사들이 모인 월가의 헤지펀드에서도 비이성적인 투자가 반복 관찰된다고 하는데, 그저 평범한 회사원인 저의 선택과 투자는 얼마나 달랐겠어요😌.
문득 저는 스스로를, 그리고 우리의 행동을 깊이 이해하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단순히 겁이 많아서 이런 선택을 하는 건지 아니면, 인간이라는 종 자체가 원래 이렇게 설계된 것인지 알고 싶어졌죠🧐.
연재를 통해 저는 ‘투자 초보가 경험하기 쉬운 실수’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행동의 심리적 기저에는 어떤 요소가 작동하는 걸까요? 어떻게 하면 좀 더 현명한 투자자가 될 수 있는 걸까요? 탐구하는 제 이야기를 들어보실까요😀?
심리적 요인 1. 손실 회피
행동 경제학에는 ‘손실 회피’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전망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같은 크기의 이익보다 손실을 약 두 배 정도 크게 느낀다고 합니다. 만약, 10만 원을 잃는 상황이라면, 최소 15만 원은 벌 가능성이 있어야 심리적 균형이 비슷하게 맞춰지는 것이죠⚖.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단순히 기분과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신경 경제학 연구에서는 손실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행동을 할 때 뇌의 편도체가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편도체는 공포에 관여하며, 위협을 탐지하고 경보를 울리는 역할을 하는 곳인데요. 즉, 생물학적으로도 우리가 손실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심리적 요인 2. 재앙화
손실 회피가 감정적 반응이라면, 인지적 오류의 예시로 ‘재앙화’가 있습니다. 재앙화란 어떤 사건을 실제보다 훨씬 극단적으로 확대 해석하는 사고 습관을 말하는데요💥. 제 경우를 예시로 들면,
- 어닝쇼크 → 실적 망함 → 회사 망함 → 주가 폭락
이렇게 몇 단계를 거쳐야 하는 일이,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생략되면서 실제보다 훨씬 비관적인 결말로 빠르게 정리됐습니다. 이러한 공포에 순식간에 압도되면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해집니다💢. 악재가 주가에 반영된 건지, 차분히 따져보고 분석한 다음에 행동해도 되는 건데 말이죠.
당시의 상황을 좀 더 냉정하게 바라봤다면 단기적인 이슈로 끝났겠지만, 악재 기사에 충격받은 저의 작은 편도체는 더 이상 이성적으로 상황을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그 순간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이 두려워, 매도를 통해 작은 이익이라도 얻고자 했던 것이죠.
심리적 요인 3. 처분 효과
수익이 좋은 종목은 되려 빨리 팔아버리고, 손실만 나는 종목은 끝까지 붙잡고 있던 경험, 다들 있으시죠? 도대체 왜, 내가 팔기만 하면 가격이 오르는 걸까요😣? 이것은 단순한 징크스가 아닙니다. 이 현상에는 ‘처분 효과’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1985년 행동 금융학자 ‘허쉬 쉐프린’과 ‘메이어 스타트’만이 쓴 논문, 그리고 1998년 행동 재무학자 ‘오딘’의 연구에 따르면,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이익이 나는 종목은 빨리 팔고, 손실이 나는 종목은 오래 갖고 있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또, 저처럼 팔아버린 후에 수익이 더 오르는 경향이 많았는데요.
이러한 경향은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전망 이론을 근거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전망 이론 : 종목의 이익 구간에서는 위험을 회피하려 하고(손실을 방지하고 싶어짐), 종목의 손실 구간에서는 반대로 위험을 추구하고자 한다(버티면 돌아온다).
어쩌면 ‘빠른 매도’와 ‘장기간의 손실 보유’는 투자 판단 왜곡의 핵심 메커니즘이 아닐까 싶어요.
이론만 이해하고 끝날 수 없다
글을 작성하며 관련 자료를 조금 더 찾아보니 기관 투자자나 트레이더들에게서도 유사한 패턴이 관찰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팀 단위의 투자에서는 집단 심리까지 더해져 왜곡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더라고요💦.
그렇다면, 이건 투자 초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인간의 기본적인 성향과 설정값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요? 여기까지의 사실을 알고 나니, 삼성전자 주식을 놓친 기억이 조금 더 또렷하고 날카롭게 느껴졌습니다.
다음번에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매도 버튼을 누르기 전에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려고 합니다.
- 이건 단기 뉴스일까? 아니면 구조적인 문제일까?
- 내가 지금 이 주식을 파는 이유는 이성적인 분석을 토대로 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한 감정적 불안인가?
- 나는 손실을 피하려고 하는 걸까? 아니면 일어나지 않은 재앙을 상상하고 있는 건 아닐까?
많은 뇌 과학 연구에서는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자신의 상태를 구체적인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이성적이고 안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비록, 제가 지난여름에 삼성전자 주식을 6만 원에 팔았던 과거는 바뀌지 않겠지만, 저는 적어도 제가 취했던 행동의 원인을 알게 됐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투자란 단순히 수익을 늘리는 게임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는 하나의 과정일지도 모르겠네요🙆♀️.
다음 글에서도 저는 저와 제 주변의 실패 속에 숨어 있는 심리적 요소를 하나씩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그냥 무서워서, 단순히 잘 몰라서’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인간적인’ 존재인지를 확인해 보는 작업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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