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송현
프로덕트디자인팀 / 인간 중심 디자인을 위해 리서치하고 기획하며 AI도 씁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질문은 화면 위에서 계속된다
안녕하세요. 케이뱅크 프로덕트 디자이너 김송현입니다. 프로덕트 디자인을 하다 보면 종종 머릿속에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l 지금 설계하고 있는 이 흐름과 맥락이 정말 자연스러울까? 🤔
l 혹시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도중에 헤매진 않을까? 🙄
저 역시 경험해 본 적 없는 낯선 작업을 할 때면,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해 더 오랜 시간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프로덕트 디자인을 설계할 때 아래 두 가지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첫 번째는 ‘기본적인 사용 경험(pragmatic quality)’입니다. 불필요한 단계를 줄임으로써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에 더 빠르게 닿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서비스를 해석하는 데 오랜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 두 번째는 ‘기억에 남는 경험(hedonic quality)’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용자에게 거창한 감동을 주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이 서비스가 내 상황을 고려하고 있구나!’ 하는 인상을 남기는 데 포커스를 맞추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요소를 생각하면 조금 더 사용자의 관점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긴장을 풀고 꼭 필요한 정보만 입력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든다고 할까요😁!
사용자를 직접 만나고 얻게 된 인사이트
조금 전 이야기를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제가 ‘사장님들을 위한 금융 프로덕트’를 디자인할 때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해 보려 합니다.
케이뱅크에서 사장님을 위한 부동산 담보 대출 상품을 출시하면서, 저는 두 달 안에 UX 기획과 디자인을 완료해야 하는 미션을 받았습니다😱. 짧은 기간 내 많은 일을 처리하는 상황일수록,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니즈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 중요한데요. 그래서 사용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로 했습니다🎤.
서비스 타깃에 해당하는 사장님들을 만나기 전, 관련 부서의 팀원들과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워크숍을 열면서 새롭게 발견한 점이 있는데요. 그런 바로, 팀마다 궁금해하는 지점이 다르다는 것이었어요✍.
어떤 팀은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 느끼는 불편함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했고, 어떤 팀은 우리가 만드는 기능이 사용자에게 꼭 필요하다고 느껴질 것인지, 실제 소구 포인트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어 했습니다.
다음 단계에서는 워크숍에서 취합한 질문과 답변을 토대로 사용자와의 1:1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총 여섯 분의 사장님을 모시고 한 사람당 두 시간 반 이내의 깊은 대화를 나눴는데요☕. 질문의 큰 축은 정해 두되, 대화의 흐름에 맞춰 더 깊이 들어가는 반구조화(Semi-structured) 방식을 따랐습니다.
이번 심층 인터뷰의 목적은 디자인에 대한 A/B 선호를 확인하는 자리는 아니었습니다. 사장님들이 실제로 금융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서비스를 이용할 때 어떤 순간에 불안을 느끼며, 무언가 결정해야 할 때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등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었죠😎.
인터뷰를 통해 발견한 작지만 큰 차이
총 15시간의 심층 인터뷰를 마치고 정리한 내용은 175페이지에 달했습니다😮. 단 몇 줄의 요약에는 미처 담기지 못하는 맥락이 그 안에 남았고요.
예를 들면, 개인 자금과 사업 자금의 경계가 실제 운영에서는 어떻게 나뉘는지, 가족과 함께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라면 금융 판단 시에는 어떤 부분이 영향을 주는지, 업종에 따라 돈의 감각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등의 이야기가 있었어요.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하나의 기능을 두고 개인이 처한 상황과 업종, 자금의 흐름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서비스 사용 경험뿐만 아니라, 돈에 대한 사용자들의 관념과 습관, 업종 선택의 배경까지 자세히 듣게 되면서 저는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비스 기능 그 자체보다 ‘사용자가 해당 기능을 어떤 맥락에서 마주하게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요. 또, 몇 개의 전형적인 페르소나로 사용자를 분류하지 않고, 각자의 사정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태도가 프로덕트 설계 시 디테일한 차이를 만들고,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흐름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 후 저는 결과를 단순 정리용으로만 남겨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프로덕트 디자인 과정에 사용자들의 이야기와 맥락을 밀접하게 적용하고 참고할 수 있도록 하나의 자료로 만들었어요. 비식별화한 인터뷰 자료에 제한적인 AI 활용 방식을 덧붙였고, 이를 피그마 플러그인 형태로 연결해서 작업 시 참고했습니다. 이 방식은 저에게 충분한 의미가 있었어요.
AI가 휘몰아치는 시대, 그래도 처음을 여는 건 사람이다
저는 2016년부터 HCI와 UX 디자인을 하며, 회사와 학교에서 300명 이상의 사용자를 직접 만나왔습니다. 1:1 인터뷰도 진행했고, FGI나 실험 전후의 인터뷰도 있었어요🕵. 많은 사용자를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한 가지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은, 디자인 과정에서 머릿속에 인지하고 있는 맥락을 재점검할 때는 AI가 도움을 주지만, 사용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야 비로소 얻게 되는 인사이트가 있다는 것이에요💪.
AI가 활성화된 시대에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설계해야 할 부분은 정말 많습니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 리서치하고, 사용자의 목소리를 어디서 들을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디자이너의 몫입니다. 그 결과물을 평가하는 것도 AI가 아닌 사용자 즉, 사람이 하는 일이고요.
앞으로 더 정교한 AI 에이전트나 가상 페르소나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얻는 것은 분명히 다를 거예요. 그러므로 탐색 단계에서 행해지는 정성적인 리서치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의 행동뿐만 아니라, 그 뒤에 가려진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가치관, 그리고 돈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니까요🙂.
다음 글에서는 정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데이터 드리븐 페르소나를 생성하여 가설을 검증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의도하는 핵심 지표를 기준으로, 클러스터링과 LLM을 활용해서 사용성 테스트를 반복 점검하는 이야기를 들려드릴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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